먼 발치에서 그림자를 밟고 얼음판을 뚫어져라 패주고 있던 날,

태양은 눈보라 속에서도 찌톱을 고패질 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의 입질에도 기뻐 날뛰던 사람

돌아갈 길이 막막한 폭설을 이불 덮고 잠만 잘 자던 사람

언제 한 번은 반드시,

좋은 날이 올거라는 믿음처럼 얼음이 거짓말처럼 풀려 봄이 오던 날

예당지 논두렁 진창길을 파고 들어가 붕어가 깔깔거리며 찌를 가지고 놀아도

희망은 먼발치에서 몇 센치인지 몇 마리인지 살림망을 채우지 못하고 말았으니,

그저 물만 보면 좋다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어느 꽃 피던 따스한 날

누군가 꿈은 이루어진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만 같아

수많은 꿈을 꾸고 말았지만 애석하게도 내가 이룬 것 하나 붕어 비늘만큼도 빛나지 않는데,

수초 사이를 자맥질 하는 대물을 잡고 환하게 웃고 마는 꿈에 이끌려

찾아가던 원남지...

그 얕은 수심에 고루 퍼져가던 봄기운만 꿈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었습니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소나기 속으로 들어가

때론 나도 오름수위가 되는 날이 오겠지,다짐도 하면서 큰 넘을 넘보며

충주호...

물 위에 있으면 육지가 그리운 법,육지에 발을 내리면 물 위에 아쉬움이 남는 법,

살아가는 것 또한 내가 만든 욕심에 월척을 못잡고 마는 것이지...



너무나 많이 비운 건 아닐까,

유난히도 좋은 단풍에 유난스런 가을을 타고 보니

남쪽을 소홀히 했다가 누군가의 손에 덜컥 잡혀버린

희망의 한 쪽,을 질투하고 있었으니

사는 게 다 그런 것일거야 그럼...며칠이 지나서야 그것 봐

내 희망은 욕심조차 없는 고상한 품위를 가졌잖아,



어쩌면 애초에 대박이란 없었을 겁니다.

내 손금을 들여다 보니 딱,한 번은 좋은 날이 온다는데...

그것이 하필 붕어나 큰 거 잡는 거면 어떻하냐고 걱정을 늘어놓으며

술잔을 기울이던 사람,

또 다시 해가 떠오르면 멀리 섬에나 들어가 숨겨진 보물을 꺼낼지도 모른다는 사람,

새해엔,

부디 가진 꿈들의 턱을 걸어서라도 이루어지길 빌어봅니다.

간밤에 큰 불길이 솟는 꿈을 꾸었으니...






***2007 년 일기예보를 마칩니다...2008년에는 좋은 날이 많을 거라는 <일기예보>를 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