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모임에 술자리에 찌든 연말.....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어느덧 세파에 찌들어 있다...

대충 일을 마치고 일찌감치 낚시터로 향하는 나....
오늘따라 남태령길이 휜히 뚫려있다. 언제나 낚시하러 가는 마음은 조급했지만 오늘따라 느긋하다.
마치 시골같은 길을따라 도착하여 문득 물낚시때 끊임없이 붕어를 토해내던
노지를 바라본다.  여름날... 어느 노조사님 말씀처럼 머리가 벗겨지도록 뜨거웠던 여름날... 유독 쉽게 타는 체질이라 여름내내 썬크림을 발랐던 기억...
밤새워 찌를 바라보던 기억... 이젠 두꺼운 얼음속에 쉬고 있다.
그래 ... 저 자리.... 늘 자리를 차지하려고들 했는데.....
그리고 골짜기의 평상 ... 저 자리서 먹던 이슬이는 참 맛있었는데...
에구 어제 먹은 술기운에 머리가 아프다...꼭 쏴주에 폭탄에 맥주에.... 내년은 이러지 말아야지...  그래도 시원한 공기마시니 참 기분이 좋다.... 이런 맛에 낚시하는 이유가 된다.
하우스들어서니 조사님들 평일도 열심이시다.  뵙던 분도 계시고 모르는 얼굴도 많다. 한쪽에 자리하고 사장님 인사하고..... 커피를 주신다.
새삼 늘 주시는 커피지만 음미하며 물끄러미 하우스를 살핀다.
그래 오늘은 꽝은 아니겠지????  물론 붕어맘이다.
오전에 조황이 좋다.... 다들 우측에서 잘도 뽑아 올린다. 정말 포인트가 따로 없이 계속 나온다. 적당한 간격으로 앉아계신 조사님들 손맛 실컷보신다.
죄측에 띄엄 띄엄 나온다.   채비던지니 어신이 온다.
잠깐 오늘은 그냥 여유를 갖자.... 찌가 쏙 빨린다.  
밑밥질도 없이 그냥 팥알 반만큼씩 달아서 던져본다. 참 의리있는 붕어....
여지없이 빤다. 요번도 참자.... 대여섯번 여유를 부리는데 이번에 옆 조사님이 붕어를 끌어 올린다.  얼떨결에 나도 올린다....  쯧쯧 좀 참을걸....
잠시 휴식시간에 건너편 조사님이 한번 써 보라고 반죽된 떡밥을 주신다.
고맙게 받아 이번엔 정말 팥알 1/4만큼씩 달아 던진다. 아무 떡밥이나 잘 듣는다.  귀여운 붕어들....
죄측 정 가운데있다가 좌측 끝부분으로 이동... 겨우 자리펴고 앉아 캐스팅...
뭐야.... 브로아가 강해 찌가 흐른다...  한번 던져보고 자리를 옮길걸....끌끌
괜히 내자신에 화를 내고 바로 옆으로 게처럼 엉거주춤 옮긴다.
반마디 내림입질에 챔질하니 갑자기 낚시줄이 운다..... 한손은 안되겠다..
겨우 두 손으로 받치니 그냥 바늘이 빠진다. 가슴철렁!!! 찌부러진줄 알았다...
잉어인가????  얼라 잉어는 별로 없는데...... 사실 요즘 내림하면서
떡밥 반 주먹이면 하루를 쓴다. 좁은 하우스에서 오염시키면서 밑밥질 할일없고 그런대로 조황도 괜챦고......
찌가 어두워져 잘 안보인다.... 그냥 철수하려다 밤캐미가 그리워
전자로 교체하여 어둠속에서 찌를 즐긴다.

2003년을 보내며 오늘 마지막 낚시를 했다.... 맘으론 상당한 여유를 갖고 싶었지만 역시 낚시꾼은 꾼인가 보다... 자꾸 챔질이 된다.  자동으로.....
입붕회원님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그리고 좋은 일 많이 챔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