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나지 않는 무스탕(이하, 존칭생략)

말이 별로 없는 사람, 입큰에 글 한번 쓰지 않는 사람, 대물보단 그냥 물가로 떠도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 약(?)을 치지는 못하나 약국에는 종종 출몰하는 사람, 몽타쥬는 꼭 넘버3 같은 사람, 그러나 무뚝뚝 모습 너머 포말과 같은 정이 스며있는 사람, 그가 다름아닌 벽오동이다. 지금은 비비골과 함께 창원에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전국구(?)이다.

사실 벽오동만큼 다양하게 낚시를 즐기는 꾼도 드물것이다. 벌써, 오래전의 기억이지만 5~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와 함께 대성리 강촌너머 박암리로 출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대성리 근처의 한 낚시가계에서 떡밥을 사야한다고 들어가더니 (당시 닉네임은 붕쇠였지요! ^^) 라면박스 하나를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의아해서 라면박스를 열어보니 각종 떡밥이 가득히 담겨있었다. 당시 돈으로는 10만원어치의 떡밥이었으니, 기가찰 노릇이었다. 사연인 즉슨 두고두고 오래쓸려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것저것 저수지마다 골라쓰기 위해 각종 떡밥을 산 것이었다. 물론 그 안에는 그쪽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양수리 떡밥을 포함하여 글루텐 초기제품까지 그리고 구더기 밑밥까지 10여가지가 넘는 미끼를 다 포함한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것이었으니... 지금생각해보면 미쳐도 단단히 미치지 않았었나 싶다. ㅋㅋㅋ

그는 양어장 낚시서 부터 노지까지 갖은 경험을 체험한 꾼이다. 허기야, 그가 4년전 1년동안을 홀로 영천만 파고 다닌적이 있으니 서울꾼으로 경북낚시에 먼저 입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이제 전형적인 대물꾼이다. 채비와 미끼운용에서 부터 사뭇 예전과는 다르다. 수시로 칼을 바꾸기도 하고(맥스향어->조선경조대->다이아플랙스->자수정드림-> ?) 현재도 현장에 가면 모든 미끼(메주콩/옥수수/새우/지렁이/참붕어)가 완비되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그가, 3년전부터 의성권으로 거점을 옮기기 시작했을 때 였다. 군위 부계에 있는 텍골지로 함께 출조한 적이 있었다. 묘지초입에서 산밑 포인트까지는 제방을 좌로해서 지나야 했고 늦 가을이었는데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잦은 출조와 고생으로 항문돌출(치x)병에 걸린직후 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도 그 먼 거리 산밑포인트까지 5단가방에 여러 장비을 들고 진입하더니만 꼬박 밤새 꽝을 치고 아침에 만났다. 서울에서, 그와 함께 항문치료(걍플은 그냥 동행해 주는 것이었고) 전문병원에 다니면서도 줄기차게 의성으로 내 빼던 때가 그 때 였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단단히 미치지 않았나 싶다. ㅋㅋㅋ

이번주도 의성 현산지로 도망가자고 먼저 시비을 걸어오니 어쩌겠나 싶지만 아직도 항문치료중인 그에게 뭐라 대답해야 할지....

암튼 이번주 그는 분명 의성 어느 골짜기에서 아픈 항문을 엉거주춤 쳐들고 밤새 난로불 옆에서 찌불을 열심히 쪼우고 있을 것이다, 마치 무스탕 처럼 새벽안개를 맞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