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붕어^^
한 마디로 억! 소리도 안 나올 상황이었다.
일요일 오후부터 서서히 조황이 살아 나기 시작하던 것이, 하필 취재 당일
몰황으로 끝을 맺을 줄이야.....

살림망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올해 충주호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좋은 조황을 보였다.
초봄 배수기때, 산란을 위해 일정 기간 방류를 연기한 것이 주효한 탓일까?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이유가 있어서 였을까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올해의 충주호는 옛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가뭄, 그리고 장마, 또 가을 가뭄 등을 거치면서도 기상 조건만 맞으면
훌륭한 조과를 보여 주었던 충주호에서 다시금 희소식이 들려 왔던 것이다.
일요일부터의 호조황, 게다가 취재 당일 아침까지 마릿수에 씨알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 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곤 부리나케 장호원으로 달려 갔다.
현재 호황중인 곳은 두 군데.
한 곳은 하천교 이천재씨 좌대였고, 다른 한 곳은 서운리 유영용씨 좌대였기에
취재팀은 두 팀으로 갈라 목적지로 향했다.

큰 길에서 이천재씨 좌대로 들어 가면서...

주차장에는 7-8대의 차량이 미리 와 있었다. 개와 담소^^중인 지롱이

이천재씨의 뱃터 겸 살림집
장호원제일낚시 사장과 천방지축팀이 찾아 간 곳은 하천교 이천재씨 좌대.
이천재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취재팀은 비석거리 가장 안쪽의 28번 좌대에 앉혔다.
비석거리에는 이미 와 있던 사람들이 두 팀.
오늘 도착을 해서인지 아직 조황은 없었다.
좌대에서 본류를 바라본 곳은 평균 수심 4m권. 반대편 연안을 바라 본 곳은 3m권.
바람이 약하게 불고 있었으나 해가 지면서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전날의 호황이
오늘까지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부지런히 낚시를 준비하고 첫 밑밥을 투여할 무렵에는 이미 해가 넘어 가고 있었고,
물속에서는 대류현상이 발생하여 찌를 5cm정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시선을 어지럽혔다.

비석거리 초입 좌대에는 벌써 손님이...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모두들 낚시준비에 여념이 없다
밤 11시.
잡어의 입질이 들어 와야 붕어의 입질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찌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물밑 수온은 시릴 정도로 차가워 도저히 입질을 기대할 상황이 아니었다.
하는 수 없이 수온이 오를 시간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두 사람은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
추위로 설친 잠 때문에 눈이 잘 떠지질 않아 손수건을 꺼내 눈을 닦고 있는데 장호원사장님의
자리에 있던 짧은 대의 찌가 천천히 허공을 솟구친다.
기다리자 기다려. 분명 어제 자기 전에 새우를 끼워 놨던 낚싯대이리라....
찌는 예상대로 몸통까지 한껏 올라 왔고 이와 함께 낚싯대를 거머쥔 손에 힘이 가해졌다.
강한 것 같으면서도 어리숙한 것 같은 감촉....
붕어일 것 같으면서도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
그래도 웬만한 씨알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순식간에 좌대앞까지 끌려 오는
녀석은 다름 아닌 강준치 ㅠㅠ

추위를 날려 버릴 해야 빨리 나와라!!

비석거리 최상류. 멀리 한국코타가 보인다

최상류는 예전 집터였기 때문에 돌담과 우물 등이 남아 있다
그래!
이렇게라도 입질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지금부터 시작이란 신호일거야^^
이렇게 애써 자신을 부추키면 다시 낚시를 시작하고 불과 30분 정도가 경과한 시각.
이번에는 취재팀의 3.2칸 낚싯대에서 입질이 왔다.
이 자리는 짧은 대에 형성되어 있는 골자리에서 서서히 상승하는 약간은 가파른 포인트.
찌는 한 마디에서 멈찟 하더니 멈추고는 다시 한 마디를 내민다.
미끼가 떡밥이었으므로 그리 길게 지체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이때를 즈음해서 찌는 다시 한 마디 정도를 물밖으로 밀어 낸다.
이때닷!!!
잉어의 발악은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고 끄리나 준치 등의 저항은 더욱 아니었다.
처음 강한 힘은 물밑으로 쳐 박는 것으로 느껴졌다.
두 번째 강한 힘은 옆으로 차고 나가는 것에서 느껴졌다.
세 번째 강한 힘은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약간의 불안감, 공포감, 희열감을 전해 주었다.
아! 얼마만에 맛보는 손맛 씨알일까?
조심 조심 혹 채비의 어딘가 잘못된 것이 없는지 곰씹어 보면서 서서히 제압을 하였다.

아침 일찍 철수하는 초입에 있던 손님들

좌대 건너편에는 낮아진 수위로 배가 산으로 올라 가고.. 사공이 많았나?^^

비석거리에 옹기 종기 모여 있는 좌대. 가장 안쪽이 취재진 자리
긴 공방전.....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하면서, 시간이 유난히 더디 간다는 것을 공감하리라.
그리고...
그 대상이, 내가 원하던 대상이 아니었을 때의 허탈감 또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배신감으로 속이 쓰리고 아팠으리라^^
그랬다.
누치였다.
맑고 깊은 충주호를 떠돌던 40센티급의 누치가, 마치 붕어인 척! 했던 것이다.
새벽아침의 추위는 더욱 심했다.
너무 추운 나머지 텐트안의 이불을 꺼내 뒤집어 쓰고 낚시할 정도였으니...
밤 기온이 낮 기온과 별반 차이 없다고 한 것이 몇 일 전이었을까?
아침 5시가 지나도 물밑 수온은 오를 줄 모르고, 잡어마저 잠깐 선보이곤 어디론가 사라져,
비석거리에 남은 취재진은 주섬 주섬 짐을 챙겨야 했다.

40cm가 넘는 대형 강준치와 누치

강준치의 입은 정말 징그러워 ㅠㅠ

또 다른 포인트에서의 조과. 금잠

이 중 가장 큰 씨알만...
첫 서리가 내리기 전 충주호는 한 번 꼭 뒤집어 질 때가 많았다.
추수가 끝나고 수위가 안정될 때, 꼭 한 번은 호황을 안겨다 준 때가 많았다.
그것이 엊그제 이틀 정도로 끝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을 안고 주저없이 배에 올랐다.

철수길에 바라 본 하천교

14일 경 잡힌 38.5cm붕어의 자태. 자료사진
[충주 하천교 비석거리 취재종합]
* 일 시 : 2001년 10월 16일(화) - 17일
* 장 소 : 충북 충주 하천교 이천재씨 좌대 중 비석거리 포인트
* 취 재 : 천방지축팀(동행 : 장호원제일낚시 사장)
* 날 씨 : 밤 11시까지 포근함. 그 후로는 마치 겨울날씨 같았음
* 포 인 트 : 비석거리 가장 안쪽 28번 좌대
* 수 심 : 본류방향 4미터권, 건너편 방향 3미터권
* 미 끼 : 떡밥, 새우
* 조 과 : 강준치& 누치 각 1수 외 잡어 다수
* 기 타 :
- 일요일부터 취재당일 아침까지 계속적으로 대어가 출현했다(사진 및 취재로 확인)
- 밤기온이 정상을 되찾으면 다시 한 번 좋은 조황이 기대됨
- 사방골 및 금잠 등에서는 그나마 낱마리 조황이 있었음
** 취재에 협조해 주신 하천교 이천재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기타 조황문의는 장호원 중부제일낚시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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