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현실로...
제목이 거창해 보이지만, 오죽했으면 월척도 아닌 9치급 붕어를 잡고서 꿈이니 어쩌니 해야 하는
필자의 마음이 찹찹하기만하다.
지금껏 여주, 이천권에서 수차례 실시간을 진행해 왔지만 6치급 이상의 붕어를 잡아 본 적이
없어서인지, 최근 계속되는 여주권 취재에서 제발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된 붕어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이번주 취재는 출발하는 날 부터 큰 기대를 가지고 출조를 해야 했다.
출발하는 전날밤 새벽녁에 꿈을 꾸었는데, 글쎄 필자의 낚시가방이 불에 타고 있는...그런 꿈을
꾸게 되었다.
흔히들 불이 나는 꿈을 꾸고 출조를 하면 호황을 누린다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큰기대를 하고 출조를 했던 것이다.
특히나 릴레이 취재를 시작하는 날이라 첫날부터 대형사고는 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일단 첫날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몰황이었다.
그리고는 다음날 계획이 춘천권으로 잡혀져 있었는데,
장흥지 취재를 마치고 돌아 나오면서 춘천특파원과 연락이 되었는데, 전날부터 입질이 뜸하다면서
취재를 다음 기회로 미루자고 말씀하시는데...

남한강 전경....이포대교 방향을 바라보고...

강폭은 대략 200미터 정도...

애마도 노지에서 밤을 지세고...
오후 2시경 한우물팀과 장흥지 인수인계를 마치고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고민하다가
그시간 멀리 간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여주권에서 하루를 더 보내기로 하고
결정하게 된 곳이 남한강 본류권이다.
남한강 샛강이며 본류권에서만 3~4차례 쓴맛을 봐야 했던 기억이 있었지만, 오늘 소개를 받은
왕터권은 아직 낚시인들의 발길이 많이 닫지 않은 곳이며, 최근 조황이 좋았다는 말에
또 한번 속아 보자, 언제까지나 이곳에서의 조황이 부진하지는 않겠지!! 한번은 기회가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찾아갔다.
역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대략적인 포인트 설명을 들어 보니
실시간팀이 찾아간 왕터권은 후포리권 맞은편에서 약간 상류쪽이란다.
왕터권 포인트는 몇 년 전 모래채취로 인하여 생긴 포인트고, 유속이 심하지 않아 바닥에 말풀이
많이 자라 있다는 것이었다.
늘 그랫듯이 시작 시점에서는 항상 기대에 부풀어 낚시를 시작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으면 피곤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나고, 입질 시간대를 달리 생각하거나
그날의 운이 나쁘다는 생각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훈련중인 군인들이 잠시 구경을...

포인트에서 낚시준비를 하고있는 두레우물 님...

독사의 낚시자리
이날도 역시 초저녁에는 챔질을 할 수 없을 만큼 입질은 깔작거리고 마는 현상이 밤 11시까지
이어지면서, 간혹 나오는 붕어들도 씨알이 5치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오늘도 역시 이것으로 끝이 나는 것일까?
또 한번의 시도가 무모하게 끝이 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동행했던 사람들은 한 두명씩 자리를 뜨고 어느덧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은
필자 뿐이었다.
그시간이 대략 밤 11시경,
혼자 그 넓은 남한강을 지키고 있는데 필자가 심심할까봐 입질을 해 준것인지!!
3.2칸대의 찌가 스물스물 올라 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 한 마리로 인하여 그동안의
실패를 한 번에 만회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 월척급 붕어를 잡은 것 보다도 기분이 더 좋았고 이제야 이지역 슬럼프에서
벗어났구나하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곳에도 새벽에는 여지없이 그물배가...

방랑자 낚시모습. 유속이 조금 있다고

밤새 수위가 오르는 관계로 물에 잠긴 방랑자 자리

완연한 가을임이 느껴지네요!!
이후 잠시동안 몇번의 입질을 더 볼 수 있었고 7~8치급 붕어를 추가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새벽 조황을 기대해 잠을 이룰 수가 없어 4시경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역시 새벽시간에는 다시 작은 붕어들이 덤벼들며 큰 씨알은 볼 수가 없었다.
이정도만이라도 대만족이다.
오늘의 상황이 꿈의 영향이 있지 않았나 생각되며 좋은쪽으로 꿈이 들어 맞았을 때의 이기쁨이란
어찌 말로 표현이 가능할 수 있을까...
또다시 다른 기대를 한다면 아직 끝나지 않은 이번주 출조.
그 꿈이 다음 출조 때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탱크가 지나간 자리

최대어 9치의 자태

밤 12시 전후에 잡은 7~9치급 붕어들

참 잘 생겼죠??

실시간팀 총조과

잘가거라. 언제나 또 볼 수 있을런지!!

캐리어에 짐을 묶고 있는 방랑자
[남한강 왕터권 취재종합]
* 일시 : 2001년 10월 30일 17시 ~ 31일 08시
* 장소 : 경기 여주군 남한강 왕터권
* 취재 : 지독한팀
* 날씨 : 구름많음
* 수심 : 1미터 내외
* 조과 : 최대 9치포함 10수
* 미끼 : 떡밥, 지렁이 짝밥채비 (지렁이 미끼 우세)
* 입질시간대 : 밤 11시 ~ 1시사이
* 낚싯대 : 2.9칸 2대 / 3.2칸 1대 --- 독사기준
* 채비 : 2호원줄, 2합사 목줄, 5~6호바늘
* 기타 : 밤시간 수위가 약 10cm정도 상승함. 전날에 비해 밤기온이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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