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큰붕어 화보집

처음 > 입큰 화보조행기 #14 > 경기 평택 남양호(도곡리권) [2003.04.13]

봄맞이 대청소의 날 [영차~영차~]

청소를 한다는 것이 자랑할만하고 남에게 내세울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몇 점의 쓰레기를 줍고 현수막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어 "나는 항상 주변을 깨끗히 함과 동시에

남이 버린 쓰레기도 줒는 모범적인 낚시인이다"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다만 작은 힘이지만, 그리고 좁은 범위지만, 참여하신 분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거울이 되어,

주변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과, 평소 무심코 주변을 어지럽혔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마지막 대물포인트(여기서 대물포인트란 유난히 쓰레기가 많이 밀집된 지역을 말함^^)에서,

계속해서 다른 지역을 청소하다가는, 당일 참석한 회원들 모두 몸살이 날 것 같아 그만 할 것을 주장하고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묵묵히 흰 마대자루를 들고 이쪽 저쪽 눈을 돌리며 주워나가시던 '82yu' 님을 바라보면서,

순간 알지못할 울먹임이 가슴을 메웠다.

그래.

어쩌면 세상은, 버리는 사람이 있으니 줍는 사람이 있고, 뭐 그러면서 사는 거겠지. 하지만

어차피 이런 일을 자처한 것이니까 후회는 분명 없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우리만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함에 대한 원망으로 큰 응어리가 잡힌 듯 하다.